민다나오와 HWPL, 평화의 인연

 

“우리 기관은 정부와 함께 평화협약서에 서명을 했으며 이미 우리의 고향 민다나오의 평화를 위해 일하고 있다. 이는 세계평화를 위한 우리의 헌신이며 우리는 기꺼이 평화를 이루는 일을 할 것이다. HWPL과 함께 우리 지역은 물론 세계평화를 이루어 갈 것이다.”

2015년 9.18 평화 만국회의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알 하즈 무라드 에브라힘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대표는 필리핀 민다나오의 평화를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그와 민다나오 주민들은 평화를 향한 전진을 멈추지 않았고, 12만 여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40년 넘게 이어져온 무력갈등을 완전히 끝내고 민다나오를 평화의 땅으로 변화시켜 가고 있다.

사진 BBC/AFP

지난 1월 21일 민다나오의 이슬람 자치지구(ARRM)에서 ‘방사모로 기본법’ 도입에 대한 찬반투표가 있었고 26일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는 유효투표 중 83%가량이 찬성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투표 당일 유권자들은 아침부터 극단주의 세력의 공격 위협을 무릅쓰고 투표장에 입성했다고 한다. 필리핀 당국 또한 경계태세를 높게 유지했다. 방사모로 기본법은 기존에 있어온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역을 해체하고 더 넓은 범위의 지역을 새로운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역’으로 묶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안이 도입되면 이 구역은 주지사를 선출할 수 있고 선출직 의회를 설립하여 예산편성과 개발 권한을 가지게 된다. MILF와 에브라힘 MILF 대표는 이 법의 통과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사진 AP통신

MILF는 지난 2014년 3월 필리핀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 후 무기를 내려놓고 자치구역을 세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MILF의 이러한 평화적 행보에는 HWPL의 숨은 조력이 있었다. MILF가 필리핀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전 같은 해 1월 24일, 이만희 HWPL대표가 민다나오를 방문하여 이슬람과 카톨릭 지도자 간 민간차원의 평화협정을 이끌어냈다.

사진 천지일보

에브라힘 MILF 대표는 2015년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다나오 마귄다나오 주지사인 망구다다투를 통해 이만희 대표가 이룬 이슬람-가톨릭 지도자 간 평화협정 소식을 들었다.”고 말하며 “우리는 18년간이나 정부군과 협상을 해오고 있었지만 타결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2014년 1월 이만희 대표가 민다나오 마귄다나오에서 이룬 이슬람-가톨릭 지도자 간 민간 평화협정 은 MILF와 필리핀 정부가 공식 협정을 이루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2016년 1월 MILF는 민다나오 민간 평화협정 2주년을 맞아 MILF 주둔지인 민다나오 술탄 쿠다랏에 HWPL 평화기념비를 세우고 제막식 행사를 가졌다. 이날, 수많은 민다나오 주민들이 길 양쪽으로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줄을 지어 이만희 HWPL 대표와 평화사절단을 환영했다.

엘리자베스 카친 PTV 기자는 2015년 HWPL과의 인터뷰에서 2014년 민다나오 민간 평화협정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이만희 HWPL 대표, 그 분은 (우리에게) 외국인이다. 그는 필리핀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그 분은 한걸음에 한국에서 이곳(민다나오)까지 오셨고, 이 곳의 종교지도자들에게 평화를 요구 했다.”

“사실 이것은 꽤나 공격적인 행보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이 나와 필리핀 사람들을 깨웠다.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그의 열정은 저로 하여금 그(평화의) 일을 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이것은) 정부의 지도자들도, 정부 고관들도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대표가 직접 필리핀을 방문하여 중재를 했고 모두가 평화의 서약을 했다. 이것은 필리핀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사건이다.”

“그 때 법조인들도 그 소식을 들었다고 생각한다.  그 순간 그들이 긴 잠에서 깨어났고 이 법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민다나오 자치를 위한 ‘방사모로 기본법’을 제안했다.  바로 그 때가 법의 개념이 구체화된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평화를 원하는 사람 손 들어보세요!” 2014년 1월, 이 대표의 단순한 질문 하나가 그들의 마음에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불씨를 심었다. 손을 든 서로의 모습 속, 눈빛 속에서 찾은 평화가 민다나오를 이끌고 있다. 민다나오가 완전한 평화의 땅이 되어 세계 많은 이들이 평화를 찾아 민다나오에 오는 날이 곧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