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철길을 따라, 평화를 세계로

 

지난 해 12월 26일 대한민국 개성시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열렸다. 드디어 70년 남북 분단의 아픔을 지나 한반도 평화의 동력이 될 철도와 도로연결이라는 남북합의사항을 이행하는 첫 발을 떼었다.

2018년 12월 26일 오전 개성 판문역에서 진행된 궤도 체결식 하는 남북 관계자들 (출처 연합뉴스)

UN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번 착공식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를 승인했고 착공식에는 남북의 철도 관계자뿐 아니라 유엔 관계자, 주변국 철도 관련인사가 참석했으며 이산가족, 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등도 동행했다.

오랜 세월 끊어진 채 남겨진 철도 연결에 남북의 기대가 크다. 북한은 이 기회에 오래된 철도와 도로를 남한의 기술과 자본으로 현대화할 수 있고, 남한은 대한민국 남쪽의 대표적인 두 항구 도시인 목포와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을 거쳐 유럽까지 갈 수 있게 된다.

일본에 강제합병되어 있던 한국은 1945년 일본의 항복으로 해방되었다. 그러나 소련과 미국이 전후 처리를 명분으로 한반도를 분할 관리하면서 남북 철도는 단절됐고, 6.25 한국전쟁 때 남북 접경구간이 파괴되었다.

2018년 12월 18일 남북 철도 공동조사를 마친 남측열차 도라산역 도착 (출처 연합뉴스)

남북을 연결하는 주요 철길은 경의선(서울~신의주), 동해선(서울~원산), 금강산선(철원~내금강) 등의 노선이다. 과거 남북이 공식회담에서 철도 연결에 대해 최초로 합의한 것은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때다. 이후 1982년 1월 정부의 ‘남북 기본관계에 관한 잠정협정’ 제의, 1991년 12월 남북고위급회담, 2000년 남북정상급회담에서도 철도 연결 합의가 이루어졌고, 2002년 9월 18일 분단 50여 년 만에 경의선·동해선 철도 및 도로 착공식이 남과 북에서 개최되었다.

이어 2007년 5월 17일 남북의 경의선·동해선 열차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시범 운행되었고, 같은 해 12월 11일부터 문산~봉동 간 화물열차가 정기 운행됐다. 그 해 12월 12~18일에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경의선 철도를 이용해 남북 공동응원단을 보내기로 한 ‘10∙4 정상선언’ 합의대로 서울역에서 신의주까지 남쪽열차로 시범운행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남북의 철도가 이어지는 듯했으나 안타깝게도 2008년 남북관계 악화로 공동응원단 열차 파견은 실행되지 못했고 12월 1일부터 북한이 육로를 통한 개성관광과 남북 간 철도운행 중지하며 사실상 남북간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하지만 남북 간 평화 분위기와 함께 남북의 철도 연결이 마무리되면 TSR 또는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R) 등을 통해 유럽까지 사람과 물자를 보낼 수 있어 세계의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2018년 9월 평양공동선언 (출처 게티이미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작년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은 금년 내 동,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했다’고 합의했고 이를 시행함으로써 한반도 철도 연결∙도로 연결 및 현대화의 의지를 드러냈다.

남북철도 착공식 표지판 제막 (출처 연합뉴스)

남북은 이제 철도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인 UN대북제재가 풀릴 것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 전에 대북제재강화법이 인도적 목적 면제적 측면에서 북한으로 정보 유통 증진, 한반도 평화적 통일 기여 증진의 경우 UNDP(유엔개발계획)과 같은 국제기구의 보증을 통해 사업을 추진해볼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남북 철도 연결이 순탄하게 잘 이루어져 열차가 남북과 한반도를 넘어 세계 곳곳으로 평화를 싣고 자유롭게 달리는 날이 곧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