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철길을 따라, 평화를 세계로
지난 해 12월 26일 대한민국 개성시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열렸다. 드디어 70년 남북 분단의 아픔을 지나 한반도 평화의 동력이 될 철도와 도로연결이라는 남북합의사항을 이행하는 첫 발을 떼었다.
UN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번 착공식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를 승인했고 착공식에는 남북의 철도 관계자뿐 아니라 유엔 관계자, 주변국 철도 관련인사가 참석했으며 이산가족, 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등도 동행했다.
오랜 세월 끊어진 채 남겨진 철도 연결에 남북의 기대가 크다. 북한은 이 기회에 오래된 철도와 도로를 남한의 기술과 자본으로 현대화할 수 있고, 남한은 대한민국 남쪽의 대표적인 두 항구 도시인 목포와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을 거쳐 유럽까지 갈 수 있게 된다.
일본에 강제합병되어 있던 한국은 1945년 일본의 항복으로 해방되었다. 그러나 소련과 미국이 전후 처리를 명분으로 한반도를 분할 관리하면서 남북 철도는 단절됐고, 6.25 한국전쟁 때 남북 접경구간이 파괴되었다.
남북을 연결하는 주요 철길은 경의선(서울~신의주), 동해선(서울~원산), 금강산선(철원~내금강) 등의 노선이다. 과거 남북이 공식회담에서 철도 연결에 대해 최초로 합의한 것은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때다. 이후 1982년 1월 정부의 ‘남북 기본관계에 관한 잠정협정’ 제의, 1991년 12월 남북고위급회담, 2000년 남북정상급회담에서도 철도 연결 합의가 이루어졌고, 2002년 9월 18일 분단 50여 년 만에 경의선·동해선 철도 및 도로 착공식이 남과 북에서 개최되었다.
이어 2007년 5월 17일 남북의 경의선·동해선 열차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시범 운행되었고, 같은 해 12월 11일부터 문산~봉동 간 화물열차가 정기 운행됐다. 그 해 12월 12~18일에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경의선 철도를 이용해 남북 공동응원단을 보내기로 한 ‘10∙4 정상선언’ 합의대로 서울역에서 신의주까지 남쪽열차로 시범운행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남북의 철도가 이어지는 듯했으나 안타깝게도 2008년 남북관계 악화로 공동응원단 열차 파견은 실행되지 못했고 12월 1일부터 북한이 육로를 통한 개성관광과 남북 간 철도운행 중지하며 사실상 남북간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하지만 남북 간 평화 분위기와 함께 남북의 철도 연결이 마무리되면 TSR 또는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R) 등을 통해 유럽까지 사람과 물자를 보낼 수 있어 세계의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작년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은 금년 내 동,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했다’고 합의했고 이를 시행함으로써 한반도 철도 연결∙도로 연결 및 현대화의 의지를 드러냈다.
남북은 이제 철도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인 UN대북제재가 풀릴 것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 전에 대북제재강화법이 인도적 목적 면제적 측면에서 북한으로 정보 유통 증진, 한반도 평화적 통일 기여 증진의 경우 UNDP(유엔개발계획)과 같은 국제기구의 보증을 통해 사업을 추진해볼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남북 철도 연결이 순탄하게 잘 이루어져 열차가 남북과 한반도를 넘어 세계 곳곳으로 평화를 싣고 자유롭게 달리는 날이 곧 오기를 기대한다.